Tuesday, December 6, 2016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2 /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2>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영사 펴냄

'
세계 최고의 지성' 자서전
아프리카서 보낸 유년기부터 세기의 생물학자가 때까지


생명체는 유전자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이기적 유전자,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만들어진 ,
창조론을 신랄하게 반박한 ‘ 시계공 과학자 [ 영국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75)].... 

탄탄한 논리를 바탕으로 도발적인 주장을 거침없이 펼쳐 세계를 지적 충격에 빠뜨린 그이기에 까칠하고 예민할 것이라 지레짐작했다. 한데 회고록에서 의외의 모습을 많이 발견할 있었다. 

동아일보 2016-12-03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

20세기 최고의 과학서로 평가받는 책을 리처드 도킨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진화생물학자로 꼽힌다. 지독한 회의주의자이자 시대의 문화와 대화를 바꾼 세기적 과학자이기도 하다.

대중적 인기도 대단하다. 지난2013년에는 영국 정치 잡지 프로스펙트 세계 100 개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세계 최고 지성을 뽑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이처럼 화려한 발자취와 명성을 자랑하는 도킨스이지만, 그에 대해 이외에는 별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그런 궁금증을 도킨스 스스로 권짜리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통해 풀어준다.   
....  
그가 본격적으로 생물학자가 되겠다고 마음 먹은 시기는 옥스퍼드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다. 교과서로만 공부 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수많은 책들을 살피고, 연구자들의 논문을 살피는 과정을 통해 도킨스는 생물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스스로 연구하게 만드는 교육
분위기가 지금의 리처드 도킨스를 있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이기적 유전자 쓰게 사연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도킨스는 심각한 파업으로 전력 공급이
한동안 끊기는 바람에 컴퓨터를 쓰는 연구를 잠시 중단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바로 책이 이기전 유전자.

만들어진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 논증을 통해 증명하면서, 그동안 종교의 잘못된
논리가 세계사에 남긴 수많은 폐단을 지적한 명저로 꼽히지만, 여전히 논쟁작으로 남아 있다.

만들어진  이기적 유전자같은 작품을 쓰게 배경을 엿볼 있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는 학교 예배당에서 기도 시간에 무릎 꿇기를 거부함으로써 회의주의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자서전이 너무 늦기 전에 출간된 우리에게는 만족스런 이라는 역자(譯者) 말처럼 책은
그간 알지 못했던 도킨스의 세계로 독자들을 데려다 준다.

서울경제 20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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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의 판도를 바꾼 시대의 아이콘
이기적 유전자도킨스 자서전
가족·당대 사회· 출간 일화
제국 식민지배 맥락과 명암도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2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김영사·각권 19500, 24500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 리처드 도킨스(75) 처음으로 자신의 삶과 주변 이야기를 내놨다. 찬반으로 엇갈린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자신의 책들에 대해서도 본격 토로했다. 2013년과 2015 차례에 걸쳐 출간된 권의 자서전 역시 논란을 비켜 가지 않을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8에서 도킨스는, 지적 설계론·창조론 등의 유신론자들과 지난한 싸움을 벌일 동지가 주었던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신은 위대하지 않다> 자신의 <만들어진 > 비교하면서 이렇게 썼다

코를 깨부술 정도로 다가오지 않을 분명한 포탄을 응시하는 모습이라고 도킨스는 자서전에 사진설명을 달았다. 그의 자서전에는 유머와 해학이 숨어있다. 김영사 제공
(히친스) 천상의 독재자가 우리에게 완벽한 복종과 헌신을 요구한다는 , 그리고 우리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심지어 신의 존재를 의심하기만 해도-우리를 영원히 벌할 태세가 되어 있다는 자체를 역겨운 개념으로 여겼다. 그가 말했듯이, 북한의 독재자에게서는 죽음으로써나마 탈출할 있지만 신성한경애하는 지도자 동지 대해서라면 죽음은 고난의 시작일 뿐이다.” 도킨스는 북을 죽어야만 탈출할 있는 지옥이라 야유하는 히친스에 동조한다. 그러면서 죽고 나서도 심판받고 처벌받는다는 유신론이나 종교적 관념을, 북보다 가혹한 세계라고 힐난한다.
자서전에서 그가 밝힌 바로는, <만들어진 >(The God Delusion, 2006) 지금까지 300 넘게 팔렸다. 영어판만 200 이상 팔렸고 독일어판(25 ), 한국어판을 포함해 35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확장된 표현형> <눈먼 시계공> 지금까지 나온 그의 13 모두 한국에서 번역돼 나왔다.) 종교를만악의 근원으로 지목하는 <만들어진 > 애초 영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먼저 내려고 했지만, 출판업자가 미국에서 종교를 공격하는 책은 팔리지 않는다고 거부했다고 한다. 그런데 출판업자의 생각을 바꿔버린 신이 나에게 이라크를 침공하라고 말씀하셨다 조지 부시의 신권정치였단다. 책을 랜덤하우스 트랜스월드의 담당 편집자는 말했다. “대중의 심금을 결정적으로 울렸다는 특별했죠. 책이 사회에서 종교의 위치에 대한 토론을 새롭게 열었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니라고 봐요. 최소한 우리 세대에서는 새로운 토론임이 분명했죠. 더구나 책은 판도를 바꿔놓은 존재였어요




 

위대한 다윈주의자’ 의 시인 같은 일생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2 /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청년 시절에는 과학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아니, 읽을 수 없었다. ‘유물론’을 통해 철학적 사유와 과학적 사고가 하나임은 잘 알았지만, 과학은 수학이라는 해독할 수 없는 언어로 이뤄진 신비한 이야기에 가까웠다. 생각해 보니, 아이러니다. 리처드 도킨스가 말하듯이, 신비주의야말로 과학의 참된 적이 아니었던가. 중년에 들어서야, 여러 과학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눈에서 비늘이 떨어지는 경험과 함께, 비로소 세계를 바로 볼 수 있는 기틀을 얹을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 이 책의 주인공 리처드 도킨스와 그의 과학자 동료들이 이룩한 헌신적 노력이 없었다면, 나 자신을 포함해서 인류의 대다수는 아직도 중세적 암흑에서 깨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연구를 통해 자연의 신비를 하나씩 파헤쳤을 뿐 아니라, “우리 문화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려고 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이라는 ‘두 문화’를 넘어서 “제3의 문화”를 구축하고자 했다. 그 수단은 “과학 전문가가 제 분야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해서 쓴 책, 그렇지만 일반 독자들도 어깨너머로 함께 읽을 만한 문장으로 쓴 책”이었다. 이정모는 이를 ‘과학의 대중화’가 아니라 ‘대중의 과학화’라고 했다.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 ‘눈먼 시계공’ ‘만들어진 신’ 등 일련의 저술 작업을 통해서 ‘제3의 문화’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 왔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은 유전자가 자기보존을 위해 만들어 낸 기계”라는 주장을 담은 ‘이기적 유전자’는 출간 직후 세계 학계를 거대한 충격과 논쟁에 빠뜨렸다. 이 책은 찰스 다윈(진화론)의 승리를 철저하게 선포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영원히 바꾸었으며, 그로 인해 20세기 지성사에서 가장 유명한 저작 중 하나로 손꼽히게 됐다. ‘만들어진 신’은 이 우주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우주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신이 필요 없다는 사실을 치밀하게 논증함으로써 과학적 사고에 기반을 둔 ‘회의주의’의 지적 우위를 뚜렷이 했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등을 통해 인간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혁명적으로 전복시킨 진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자신이 만든 다큐멘터리 촬영차 방문한 이스라엘 ‘통곡의 벽’ 앞에 서 있다. 김영사제공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에서 도킨스는 영국의 식민지 케냐에서 보낸 어린 시절로부터 시작하여 옥스퍼드대에 들어가 그곳의 수업이 아니라 탐구로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동물학에 흥미를 느꼈는지를, 과학적 사유를 전파하는 일련의 논쟁적 책들과 더불어 어떻게 과학자로서 지적 모험을 이어 갔는지를, 영국인 특유의 지적인 유머가 가득하고 문학적 영감이 넘쳐나는 문체로 소개한다.

이 책에는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지극히 사적인 도킨스가 있다. ‘이기적 유전자’의 원고를 처음으로 읽고 찬사를 보낸 옥스퍼드대 편집자 마이클 로저스와 평생 인연을 이어 간 이야기, 전 세계 과학 출판계를 쥐락펴락하는 저작권대리인 존 브록먼과 얽힌 일화, 페이지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일류 과학자들의 일상을 즐기는 소소한 재미는 이 두꺼운 두 권짜리 책을 읽는 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음을 새삼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나 저절로 깨달을 것이다. 과학과 시가 정말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시인의 오감이 우발적으로 감지한 이 세계에 대한 경이는, 언어를 응집하고 배치하는 방식은 다소 다를지라도, 과학자가 목욕통에서 넘쳐흐르는 물로부터,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로부터, 종탑에서 낙하하는 깃털과 쇠공으로부터 느끼는 그 경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 도킨스가 인용한 셰익스피어의 경구처럼, 인생이란 “움직이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를 둘러싼 이 우주 역시 똑같을 것이다. 덧없이 생겨나 무미하게 변화하다가 어이없이 소멸한다.

이 책에서 도킨스는 모든 위대한 과학자가 시인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책 곳곳에서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시들만 이를 증명하는 게 아니다. 과학자는 완벽한 혼돈으로 가득한 우주와 자연으로부터 ()질서와 ()균형을 끄집어냄으로써, 시인이 찰나의 인생에 영원의 그림자를 덧씌우는 것과 같은 일을 한다.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죽음과 싸우면서도, 흔히 모든 것의 배면에 놓여 있음 직하다고 여기는 지적 설계(, 단일자) 같은 잘못된 경로에 의지하지 않은 채로도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발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위대한 과학자는 유한자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 미지에 굴복하거나 어긋나지 않은 채 평생 그 길을 걸어감으로써 자신의 인생 자체를 한 편의 시로 만들어 버린다. 그 결과,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은 한 편의 기운찬 시로써 마무리될 수 있었다.

“아직은 내게 어두운 밤을 순순히 길들일 시
간이 있다./ 세상을 환히 밝힐 시간이 있다./ 또 하나의 새 무지개를 풀어 버릴 시간이 있다./ 영원한 안식에 들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