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영사 펴냄
'세계 최고의 지성'의 첫 자서전
아프리카서 보낸 유년기부터 세기의 생물학자가 될 때까지
생명체는 유전자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이기적 유전자’,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만들어진 신’,
창조론을 신랄하게 반박한 ‘눈 먼 시계공’을 쓴 그 과학자 [ 영국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75)]....
탄탄한 논리를 바탕으로 도발적인 주장을 거침없이 펼쳐 세계를 지적 충격에 빠뜨린 그이기에 까칠하고 예민할 것이라 지레짐작했다. 한데 첫 회고록에서 의외의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동아일보 2016-12-03 |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20세기 최고의 과학서로 평가받는 두 책을 쓴 리처드 도킨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진화생물학자로 꼽힌다. 지독한 회의주의자이자 시대의 문화와 대화를 바꾼 세기적 과학자이기도 하다.
대중적 인기도 대단하다. 지난2013년에는 영국 정치 잡지 ‘프로스펙트’가 전 세계 100여 개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세계 최고 지성을 뽑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이처럼 화려한 발자취와 명성을 자랑하는 도킨스이지만, 그에 대해 책 이외에는 별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그런 궁금증을 도킨스 스스로 두 권짜리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을 통해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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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본격적으로 생물학자가 되겠다고 마음 먹은 시기는 옥스퍼드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다. 교과서로만 공부 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수많은 책들을 살피고, 연구자들의 논문을 살피는 과정을 통해 도킨스는 생물학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스스로 연구하게 만드는 교육
분위기가 지금의 리처드 도킨스를 있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이기적 유전자’를 쓰게 된 사연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도킨스는 심각한 파업으로 전력 공급이
한동안 끊기는 바람에 컴퓨터를 쓰는 연구를 잠시 중단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바로 그 책이 ‘이기전 유전자’다.
‘만들어진 신’은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 논증을 통해 증명하면서, 그동안 종교의 잘못된
논리가 세계사에 남긴 수많은 폐단을 지적한 명저로 꼽히지만, 여전히 논쟁작으로 남아 있다.
‘만들어진 신’과 ‘이기적 유전자’같은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을 엿볼 수 있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는 학교 예배당에서 기도 시간에 무릎 꿇기를 거부함으로써 회의주의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자서전이 너무 늦기 전에 출간된 건 우리에게는 만족스런 일”이라는 역자(譯者)의 말처럼 책은
그간 알지 못했던 도킨스의 세계로 독자들을 데려다 준다.
서울경제 20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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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2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김영사·각권 1만9500, 2만4500원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제2권 8장에서 도킨스는, 지적 설계론·창조론 등의 유신론자들과 지난한 싸움을 벌일 때 동지가 돼 주었던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신은 위대하지 않다>와 자신의 책 <만들어진 신>을 비교하면서 이렇게 썼다.
“내 코를 깨부술 정도로 다가오지 않을 게 분명한 포탄을 응시하는 모습”이라고 도킨스는 자서전에 사진설명을 달았다. 그의 자서전에는 유머와 해학이 숨어있다. 김영사 제공
“그(히친스)는 천상의 독재자가 우리에게 완벽한 복종과 헌신을 요구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심지어 신의 존재를 의심하기만 해도-우리를 영원히 벌할 태세가 되어 있다는 것 자체를 역겨운 개념으로 여겼다. 그가 말했듯이, 북한의 독재자에게서는 죽음으로써나마 탈출할 수 있지만 그 신성한 ‘경애하는 지도자 동지’에 대해서라면 죽음은 고난의 시작일 뿐이다.” 도킨스는 북을 죽어야만 탈출할 수 있는 지옥이라 야유하는 히친스에 동조한다. 그러면서 죽고 나서도 심판받고 처벌받는다는 유신론이나 종교적 관념을, 북보다 더 가혹한 세계라고 힐난한다.
자서전에서 그가 밝힌 바로는,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2006)은 지금까지 300만 부 넘게 팔렸다. 영어판만 200만 부 이상 팔렸고 독일어판(25만 부), 한국어판을 포함해 3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확장된 표현형> <눈먼 시계공> 등 지금까지 나온 그의 책 13권 모두 한국에서 번역돼 나왔다.) 종교를 “만악의 근원”으로 지목하는 <만들어진 신>은 애초 영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먼저 내려고 했지만, 출판업자가 미국에서 종교를 공격하는 책은 팔리지 않는다고 거부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출판업자의 생각을 바꿔버린 게 “신이 나에게 이라크를 침공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한 조지 부시의 신권정치였단다. 이 책을 낸 랜덤하우스 트랜스월드의 담당 편집자는 말했다. “대중의 심금을 결정적으로 울렸다는 게 특별했죠. 그 책이 사회에서 종교의 위치에 대한 토론을 새롭게 열었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니라고 봐요. 최소한 우리 세대에서는 새로운 토론임이 분명했죠. 더구나 그 책은 판도를 바꿔놓은 존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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